Daily Sports, "Today's Perspective: A Search for Tradition" — Park Shin-eui Critique (1989)
- Dates
- 1989-05-17 — 1989-05-23
- Venue
- Toh Gallery (Seoul)
Summary
A critique by art critic Park Shin-eui published in the daily newspaper Ilgan Sports (Daily Sports) on 22 June 1989, in the "Notable Works of the Month" column. Reviewing Shin Jang-sik's May 1989 solo exhibition 〈Arirang〉 at Toh Gallery, the essay examines the artist's aesthetic search for tradition — analyzing the principle of contracting and emanating vitality in 〈Arirang-Morning〉 and the playful reconciliation of opposites in 〈Arirang-Unity〉, while noting both Shin's achievements and the limits of his interpretive partiality toward tradition. The same newspaper page also carried the selection note (panel: Park Yong-sook, Yun Bum-mo, Park Shin-eui) and an interview with the artist by reporter Lee Nam — both preserved in the body text as printed.
- Source
- Daily Sports
- Author
- 박신의 (미술평론가)
Body
〈Today's Perspective: A Search for Tradition〉
박신의 (미술평론가) · Daily Sports · 1989-06-22
신장식의 아리랑 작업에 있어 핵심이 되는 부분은 전통의 모색과 구현에 있다. 그러나 회화에서 전통의 의미를 구현했다는 그 사실자체가 지금에 와서 굳이 특별하거나 새삼스러운 것은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그의 작품에서 특별히 주목해 볼만한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그가 전통을 어떠한 관점에서 바라보고 또 그것을 어떠한 형태로 해석하여 구체화시켰는가에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그가 이루어내고 있는 전통의 미적 형식은 단순히 민속예술에 근거한 전통문양에 대한 작가의 낭만적인 취향이나 선호에서 결과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전통 자체를 한시대의 구체적이고 생생한 삶의 요구에 의해 형성된 것으로 파악함에 따라 얻어진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또한 전통이 갖는 본래적인 힘과 건강함을 과거에 고착되어 있는 불법의 형태로 보지 않고 오늘의 시점과 지평에서 새롭게 회복돼야할 형태로 재생산해 내려는 작가의 시도는 보다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고 하겠다.
이같은 관점에서 신장식이 엮어내는 전통의 의미구조는 기본적으로 서로 상치되는 대립들(음과 양으로 일별되는)의 존재를 인식하면서 동시에 이것을 부단하게 빚어내는 온갖 형태의 힘의 모습을 상정함으로써 시작된다. 특별히 대립들에 관한 인식은 그것들이 갖는 상호 차별성 때문에서가 아니라 서로의 충돌을 통해 또 하나의 생명의 원리를 통합한다는 법칙의 제안을 위해 중요한 몫이 되고 있다. 이로써 완성되는 생명력의 법칙은 현재까지 지속돼야할 요소로서 그의 모든 작품에서 적용되어 나타나며, 그 결과 그의 작품은 전체적으로 밝고 활달한 분위기를 수반하게 된다.
〈아리랑-아침〉에서 확인되는 이같은 생명력에 대한 의지는 사뭇 서사적인 감흥을 불러일으키면서 표출되고 있다. 그것은 한눈에 일출의 장관으로 보여지고 있지만 그곳에는 우주만물의 생성원리일 수 있는 기운이 응축 발산의 법칙이 거센 움직임을 동반하면서 가시적인 형태로 드러나 있다. 그 움직임의 원천은 사방위를 의미하는 화면의 네귀퉁이에 자리하는 사각형과 중심에 자리하고 있는 태양에서 주어진다. 태양은 사방에서 분산되어 있는 힘을 수렴하기도 하면서 그 힘을 다시 분출시키는 핵의 의미로서 그려져 있다.
이처럼 응축 혹은 분출하는 힘의 원리는 작가가 부여하는 아리랑의 의미로도 전환되어 나타난다. 그것은 곧 일반적으로 감내해야만 하는 한(恨)의 의미로서가 아니라, 그리고 이전처럼 감상적이거나 패배주의적인 아픔의 의미로서가 아니라 보다 적극적인 극복의 형태를 지향하는 밝고 건강한 힘의 의미로 제안된다. 특별히 〈아리랑-통일〉의 경우에 있어서도 작가는 태극의 도상을 서로 목을 꼬고 있는 두 마리의 봉황새로 대치시킴으로써 분단이라는 대립적 상황을 오히려 해학적으로 밝게 처리하고자 하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
이렇듯 전통에 관한 의미구조의 산출에 주목하는 것 외에도 우리는 전통적 형식의 개발에 주력하는 작가의 노력이 있음을 곳곳에서 발견하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전통적 깃발의 모양따라 화면의 가장자리를 변형시킨 형식과 민화적 양식에 의한 도상의 재배치 및 색채처리 등은 전통양식의 전형에 충분히 근접해 있다. 다른 한편 나뭇가지의 사용이나 연필 드로잉의 첨가 등은 나름대로 화면에 실제감을 부여하는 의도이면서 현재적 시점에서 투사되는 전통의 형태이고자 하는 염원으로 얽혀진다.
전통적 도상에 주목하고 이와 관련한 의미구조의 유추를 현재적 시점에서 구체화시킨 부분은 분명 신장식이 얻어낸 중요한 성과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의 성과 가운데 가장 결정적인 결함은 민속예술과 전통에 대한 접근과 해석이 결코 전면적이지 못한다는데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가 화면에서 이루어내는 상징성의 심도는 여전히 얕게 드러나 있으며, 또한 그가 기왕에 얻어내고 구현하고 있는 밝고 건강한 삶의 의지도 극복해야할 대상으로서의 무수한 역사적 문제와 전혀 마주하고 있지 않게 된다. 단지 생명력에 대한 막연한 희망과 낙관의 형태만으로는 전통속에서 면면히 이어져왔던 그 본래의 힘에 도달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언제라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 선정경위 (선정위원 박용숙·윤범모·박신의)
지난달 한 달 동안에도 전시회는 그런대로 풍성한 편이었다. 개인전이나 단체전, 그리고 각종 화랑의 개관전을 통해 볼 때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에 이르는 작가군의 활동이 그 어느 때보다도 눈에 띄었다. 그 가운데 특별히 의미를 두고 싶었던 전시회는 자신의 개인전을 빌어 작품세계의 전환을 시도하였던 경우였다.
더러는 역사에 주목하면서 더러는 전통과 문화의 문맥에 주목하면서 그 변화를 시도하고 있었는데 신장식(5월 17∼23일·土갤러리)은 후자에 해당하는 경우라 하겠다. 따라서 신장식의 작품을 오늘의 문제작으로 선정하게된 경우도 이같은 의미에서 주어졌으며 그 자신이 갖고 있는 몇 가지의 한계점—아직 중립적인 전통에 대한 과점에서 비롯하는 의미의 피상성 내지는 형식의 우위—에도 불구하고 계속 지켜볼 만한 작가·작품으로 생각되었다.
— 인터뷰 (이남 기자)
올해 만30세인 신장식(申璋湜)씨는 우리의 전통을 현대적인 조형언어로 표현하고자 노력하는 신진작가다. 지난달 열린 그의 개인전은 「아리랑」을 주제로 이같은 회화세계를 선보여 화단의 주목을 받았다. 『우리의 정서를 대변하는 아리랑에는 역사의 고개를 넘어가는 고난과 한, 슬픔이 담겨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시점에서는 이러한 슬픔보다는 그 고개를 넘고자 하는 의지와 희망을 더 강조해야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신씨는 우리 문화의 밝고 명랑한 면, 생명력 넘치는 힘을 재현해내는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그의 이러한 의지는 우리의 色찾기에서 집약되어 나타난다.
『우리의 색은 대외적으로는 백의민족 즉 흰색이지만 대내적인 안방문화는 아기자기하고 생동감있는 색동문화입니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너무 백색이 대변하는 恨의 정서만 강조되어온 느낌이 있습니다.』
신씨가 전통에 눈을 돌리게 된 것은 88서울올림픽 개·폐회식의 미술조감독으로 활동하면서였다. 그는 서울대 미대에서 모더니즘의 기법을 충실히 학습하고 그러한 작업을 해왔지만뭔가 체질에 맞지 않아 감동을 느꼈다고 한다. 그러던 차에 우리의 전통과 색을 찾는 올림픽 관계 미술 작업을 맡으면서 우리의 문화가 지닌 힘과 생명력을 느끼게 된 것이다. 그는 특히 우리전통의 깃발에서 엄청난 시각적 호소력과 긍정적인 힘을 느껴 지금까지 애착을 가지고 깃발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레알리떼 서울」 「회화정신전」「앙가주망」「서울 판화」등 그룹전을 통해 활발히 작품발표를 한 그는 지난 1월 서베를린 로호화랑에서 첫 개인전을 가졌다. 오는 8월에는 목판화개인전을 열 예정.
#일간스포츠 #박신의 #신문평론 #Arirang #평론 #1989
작가 블로그 포스팅 90089111870에서 일간스포츠 1989년 6월 22일자 신문 page 스캔 1장과 매체 미상 잡지 페이지 1장(〈전시 하일라이트 申璋湜展 5.17~23 토갤러리〉 박스, 박신의의 또 다른 평론 본문 + 두 작품 도판)을 보조자료로 수집. 본문은 작가 블로그 포스팅 텍스트(작가 본인 옮김 추정)에서 추출 — 평론·〈오늘의 문제작〉 선정경위·작가 인터뷰(이남 기자)를 한 신문 page 흐름대로 통합. 작가 가족 사항 1문장은 개인정보 정책으로 제외. 03.jpg의 매체 확정과 토(土)갤러리 1989-05-17~23 개인전 출품작 list 확장 등은 추후 작가 검수 시 확정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