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oi Tae-man Critique in 'Field of Creation' Magazine (1990)
Summary
A critique by art critic Choi Tae-man published in 1990 in the magazine 'Field of Creation' (창작의 현장). Focusing on Shin Jang-sik's woodblock print series 'Arirang,' the essay discusses the optimistic and progressive sentiment rooted in Korean folk tradition, the meaning of the artist's choice of woodblock as medium, and a dialectical attitude toward overcoming the contradictions of reality. The artist's blog preserves photographs of the printed magazine article alongside two photographs of the artist's print-making process.
- Source
- 'Field of Creation' Magazine
- Author
- 최태만 (미술평론가)
Body
최태만 (미술평론가) · 'Field of Creation' Magazine · 1990
신장식의 작업을 지배하는 일관적인 주제는 우리 민족의 의식과 정서 속에 뿌리내리고 있는 낙천적이고 현실적인 삶의 의지이다. 이러한 주제는 그의 작품에서 '아리랑'이란 명제로 드러나고 있다. 아리랑은 우리 민족의 구전민요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이다. 아리랑은 보통 한(恨)의 정서를 나타낸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한이란 소극적이고 체념적인 감정을 반영하고 있는 단순한 후렴구나 의성어만은 아니다.
아리랑은 현실의 고통과 억압으로부터 보다 나은 미래로 넘어가고자 한 민중들의 염원을 담고 있다. 예컨대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란 노랫말은 나를 버리고 떠나가는 님을 주체로 한 것이 아니라 내가 그 고개를 넘어가는 주체인 것이다. 이때 이 고개는 모순과 질곡으로 가득 찬 현실을 상징한다. 결국 아리랑은 이러한 모순에 찬 현실을 회피하거나 단념하여 그 속에 안주하지 않고 그것을 극복하고자 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아리랑은 애상과 비극의 정서가 왜곡된 넋두리도 아니고, 그렇다고 낙천적이고 현실지향적인 콧노래도 아니다. 그 속에는 현실적 삶 속에 항상 나타나는 이러한 정서—기쁨과 슬픔, 절망과 희망, 좌절과 떨쳐 일어남, 부정과 긍정, 분노와 용서, 비극적인 것과 낙천적인 것이 복합적이고 총체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따라서 아리랑은 노동이란 사회적 실천을 통해 현실의 제 모순을 수용하고 그것을 뛰어넘고자 한 우리 조상들의 변증법적 삶의 자세와 방식을 반영한 미래지향적 의식의 표상이라고 할 수 있다.
신장식이 아리랑에서 특히 주목하고 있는 것이 그 속에 감추어진 이러한 긍정적 세계관이다.
신장식은 목판이 자신이 추구하는 내용과 의미를 가장 적절하게 수용할 수 있는 매체임을 잘 알고 있다. 더욱이 그는 나무란 재료가 배타적이지 않고 수용적이란 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려고 한다. 즉 그의 작품의 주제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 목판이라고 믿고 있는 것이다.
그의 작품이 지닌 이러한 장점은 원천적으로 그의 낙관적 세계관에서 연유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너그러움과 자기 긍정의 정신적 넉넉함을 동반한 확신에 기반하고 있다. 따라서 그는 예술을 지고한 그 무엇으로 파악하려는 시각을 경계한다. 그러한 시각은 자칫하면 예술을 비교적(秘敎的)인 신비의 연막 속에 감춰버리거나 난해한 관념이나 이론에 종속시켜버릴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가 특별히 전통적인 물건 중에서 미의식과 쓰임새를 다 같이 만족시켜주었을 뿐만 아니라 민간 사이에서 널리 사용되었던 것에 애정을 가지고 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그의 작품이 지닌 매력은 세계와 자신에 대한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시각, 즉 의식의 건강성을 담보하고 있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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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블로그 포스팅 90089206529에서 잡지 인쇄본 사진 1장 + 작가 판화 제작 작업 사진 2장 수집. 잡지 〈창작의 현장〉(1990) 게재 — 정확한 호수·월일·매체 출판사 정보 미확보. body는 사용자가 직접 잡지 인쇄본을 보고 타이핑한 본문(2026-05-19, Claude multimodal OCR 결과와 비교 검토)을 명확한 오타·띄어쓰기·한자 보완해 정제. '비교적(秘敎的)' 한자는 문맥(예술을 신비의 연막 속에 감춰버리는 시각 경계)에 따른 추정 — 작가 검수 시 정정 필요.